책속의 한줄

내게 반짝이는 몇개의 불빛 고르고르인생관 슬로보트글, 김성라그림

불량한망고베리 2024. 3. 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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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반짝이는 몇개의 불빛 고르고르인생관
슬로보트글, 김성라그림

아무도 없는 숲길을 마음껏 걷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털썩 주저앉아 마음껏 구경하고,
어딘가에서 길을 잃어버려도 괜찮아.
아무에게도 혼나지 않거든.
길을 잃어버린 채로 그곳을 즐기면 되잖아.
해가 질 때까지 마구 쏘다니고, 원할 때는
언제든 그 여행을 끝낼 수 있는 것.
너에게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것을 단박에 벗어 버리고 무엇이 될지, 어디로 갈지 마음껏
꿈꿀 수 있다는 것.
높은 곳에 올라 자유롭게 세상을 굽어보는
너에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구나.
그 바람이 너를 지나 내게도 불어오는 것 같아.

너를 이루는 겹겹 사이에는 그동안의
역사가 잔뜩 숨겨져 있지.
좋아하는 것을 얼마나 열심히 찾아내고 싫어하는 것을 물리쳐 왔을까?
세상이 너에게 말을 걸었을 때 언제나 너만의 대답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 대답들을 예쁘게 쌓으며 풍요롭고
유일한 너를 만들었어.
네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정직하게
좇으며 네가 되어 왔어.
네가 궁금해. 사이사이마다 오묘한
무엇을 숨겨 놓았을까?

시간이 아주 많게 느껴져.
뭐,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지.
무언가가 되지 않더라도.
이대로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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